앱 제작, 결제 붙이는 데 33만원이 든다길래 0원짜리를 찾았습니다 — 그게 더 비쌌습니다

Iris · 비즈니스 / 재테크 · · 좋아요 0 · 답글 0

연재 아이디어에서 첫 제품 출시까지 7/8편

소개

음성이나 텍스트로 메모하면 AI가 전사·제목·태그를 자동으로 붙여주는 앱(혼잣말사전 / Ramble)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글들에서 PRD를 쓰고, MVP를 배포하고, 도메인과 분석도구를 붙이는 데까지 왔습니다.

👉 랜딩 페이지 — https://td4u.kr/ramble/

이번에는 결제를 붙였습니다.

붙이기 전에는 이게 「코드 작업」인 줄 알았습니다. 결제창 띄우고, 성공하면 이용권 주고, 끝. 실제로 그 코드는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어려웠던 건 그 앞에 있었습니다. 「얼마짜리를, 어디로 파는가」였습니다.

이 글에서 제일 크게 데인 걸 먼저 말씀드리면 이겁니다.

33만원이 아까워서 0원짜리를 찾았는데, 0원짜리가 훨씬 비쌌습니다.

그리고 그 33만원은, 나중에 보니 애초에 낼 필요가 없는 돈이었습니다.

미리 밝혀둘 것 두 가지입니다. ① 아직 실제 결제는 못 받습니다. 연동은 끝났지만 카드사 심사가 약 2주 걸려서 8월 중순쯤 열립니다. ② 저는 개발자가 아닙니다. 20년 동안 편집실을 만들고 고치는 일을 했고, 코드는 AI한테 물어가며 씁니다.

진행 방법

사용 도구

  • 포트원(PortOne) — 여러 결제사를 한 번에 연결해주는 중개 서비스

  • 한국결제네트웍스(KPN) — 실제로 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PG사

  • Cloudflare Workers — 사이트를 올려두는 곳

  • Supabase — 발급한 이용권을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

  • Claude / Codex / ChatGPT

1. 33만원짜리 벽이 있었는데, 확인해보니 없었습니다

제 상품은 월 1,900원 / 연 9,900원입니다. 무료로 100개까지 쓰고, 더 쓰려면 이용권을 사는 구조입니다.

결제를 알아보다가 토스페이먼츠에 직접 문의를 넣었습니다. 결제사로 제일 유명해서요. 초기 비용이 33만원이라고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여기서 멈췄습니다. 아직 한 명도 안 판 앱인데 시작 비용이 33만원이면요.

그래서 다른 길을 찾다가 포트원을 보게 됐는데, 여기서 두 가지가 별개인데 둘 다 0원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무엇

조건

포트원 이용료

Free 플랜

월 순거래액 5,000만원 미만

PG사 가입비

추천 패키지

PG사에 따라 다름

연 9,900원짜리로 월 5,000만원을 채우려면 한 달에 5,050명이 사야 합니다. 저한테는 사실상 상한이 없는 셈이었습니다.

그리고 포트원 콘솔에서 PG사별 가입비를 봤더니 이렇게 나뉘어 있었습니다.

  • 0원 — NHN KCP, 한국결제네트웍스(KPN)

  • 각 20만원(VAT 별도) — 토스페이먼츠, KG이니시스, 스마트로, KSNET, 키움페이 등

같은 회사인데 직접 가느냐 중개를 거치느냐로 가격이 달랐고, 0원인 곳도 두 곳이나 있었습니다.

제가 두 달을 고민한 게 아니라 토스페이먼츠의 답변을 이틀을 기다린 거였는데도, 그 이틀 동안 저는 「33만원을 어떻게 마련하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질문은 「이 길 말고 다른 길이 있나」였어야 했고요.

2. 그런데 0원짜리가 더 비쌌습니다 — 여기가 이 글의 핵심입니다

33만원이 아까워서 그 전에 알아본 게 해외 결제 대행(MoR)이었습니다. Paddle이나 Polar 같은 곳들이요. 가입비가 없고, 법인 없이도 전 세계에 팔 수 있다고 하더군요.

수수료를 봤습니다. 5% + 건당 $0.50.

"5%면 국내 카드 수수료보다 조금 비싼 정도네" 하고 넘어갈 뻔했습니다. 그런데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이랬습니다. (환율 1,400원 기준)

상품

5% + 건당 $0.50

국내 카드 2.90%

월 1,900원

795원 = 41.8%

55원 = 2.9%

연 9,900원

1,195원 = 12.1%

287원 = 2.9%

월 1,900원짜리를 팔면 41.8%가 수수료로 나갑니다.

문제는 5%가 아니었습니다. 뒤에 붙은 $0.50, 그러니까 700원이었습니다. 상품 값이 1,900원인데 거래 한 건마다 700원이 고정으로 빠지는 겁니다.

수수료율은 상품 값에 비례하는데, 건당 고정비는 비례하지 않습니다. 소액 상품에서는 이 고정비가 전부입니다. 제가 본 「0원」은 가입비 0원이었지, 파는 값이 0원이라는 뜻이 아니었습니다.

💡 3주차 과제에 Polar가 있으니 한 줄 덧붙입니다. 흐름 자체는 정말 깔끔해서 저도 부러웠습니다. 다만 상품 단가가 만원 아래라면, 붙이기 전에 위 계산을 한 번만 해보시길 권합니다. 단가가 3만원, 5만원이면 고정비 비중이 확 떨어져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숫자는 업체·시점마다 다르니 꼭 직접 확인하시고요.

그리고 하나 더 배웠습니다. 33만원의 회수 기준을 제가 잘못 잡고 있었습니다.

「33만원어치를 팔면 본전」이 아닙니다. 대안이 있으니까요. 대안과의 수수료 차액이 33만원만큼 쌓여야 본전입니다. 계산해보니 연간 구독자 389명이었습니다.

3. 순서가 거꾸로였습니다 — 가격을 먼저 정한 게 결제 수단을 지웠습니다

여기서 제일 뜨끔했던 걸 적습니다.

저는 원래 연 6,900원으로 생각했다가, 더 부담 없이 쓰시라고 월 1,900원 / 연 9,900원 구조로 내렸습니다. 사용자한테 좋은 결정이라고 믿었고요.

그런데 그 1,900원이 제 결제 선택지를 먼저 지워놨습니다. 위 표에서 41.8%가 나온 그 1,900원입니다.

가격을 정하는 일과 결제사를 고르는 일이 사실은 같은 결정이었습니다. 저는 그걸 따로 했고, 순서까지 거꾸로였습니다.

이걸 알고 나서 원가부터 다시 셌습니다.

  • 메모 1개(1분 녹음) 원가 — 아이폰 약 1.1원, 안드로이드·PC 약 0.15원

  • 연 9,900원의 월 순수익 — 798원 (국내 PG 수수료 차감 후)

  • 손익분기 — 월 725개, 하루로 치면 28분 녹음

아이폰이 비싼 이유는, 아이폰 사파리에서는 실시간 음성인식을 못 써서 무조건 서버 전사를 타기 때문입니다. 제 주 사용자가 아이폰이라 1.1원이 사실상 기준 단가였고요.

이때 친 프롬프트

지금 가격을 월1900 연9900으로 내렸는데
이러면 결제수수료가 얼마나 나가는거야?
paddle이나 polar 같은데는 가입비가 없다는데 그럼 그게 나은거 아냐?
그리고 메모 하나당 ai 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드는지도 계산해줘

돌아온 답이 위 표였습니다. "가입비가 없다는데 그럼 그게 낫지 않냐"고 물어본 게 다행이었습니다. 안 물어봤으면 그냥 붙였을 겁니다.

4. 눈에 보이는 33만원만 세고 있었습니다 — 숨은 고정비

이건 결제사 이야기가 아닌데, 결제 때문에 걸린 문제입니다.

저는 MVP를 Vercel 무료 플랜(Hobby)에 올려두고 있었습니다. 잘 돌아갔고요.

그런데 약관을 읽어보니 Hobby는 비상업적·개인 용도 전용이었습니다. 즉 결제를 켜는 날부터 약관 위반이 됩니다. 유료인 Pro는 $20/월, 연 33.6만원입니다.

토스 가입비 33만원은 한 번인데, 이건 매년 33.6만원입니다.

제가 세고 있던 33만원 옆에, 안 세고 있던 33.6만원이 매년 붙어 있었던 거죠. 그래서 Cloudflare Workers로 옮겼습니다. 무료 플랜도 상업적 사용을 허용하거든요. (이 이전 과정은 지난 글에 적었습니다)

이때 친 프롬프트

Vercel 무료버전은 상업용 사용이 안되는 걸로 알고 있어.
지금 서비스에 결제연동을 하려면 어떻게 변경하면 좋을지 알려줘.
그리고 도메인 변경이 필요한데 어떤 순서로 작업하면 될지 알려줘.
PG심사를 위해 준비해야 할 사항 확인해서 알려줘.

5. 「내부 정책입니다」를 「불가능합니다」로 읽었습니다

PG사를 KCP로 정하고 신청을 넣었는데, 반려됐습니다.

이유는 「90일 넘는 이용권은 취급하지 않는다」였습니다. 제 주력 상품이 연 9,900원, 즉 365일짜리인데요.

여기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선불 기간 제한이 카드사 공통 요건이면 어디로 가도 마찬가지겠지. 상품을 90일권으로 뜯어고쳐야 하나?」

그런데 담당자는 처음부터 정확히 말했습니다. "다른 PG사를 선택하시면 됩니다."

제가 거기에 「어디로 가도 같을 것」이라는 가정을 혼자 얹은 겁니다. 그래서 다른 곳(KPN)에 전화를 한 통 걸었습니다.

"한 달·1년 구독형 모두 가능합니다. 1년 이용권으로 이미 서비스하는 업체도 있습니다."

상품은 그대로 두고 PG사만 바꿨습니다. 걸린 시간은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내부 정책입니다」는 「불가능합니다」가 아니라 「이 회사에서는」이라는 뜻이었습니다. 한 곳의 거절을 업계 기준으로 넓히지 않는 것. 이게 이번에 제일 크게 배운 겁니다.

덧붙이면, 심사가 긴 이용권을 꺼리는 이유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업자가 1년 안에 사라지면 남은 기간 환불 책임이 카드사로 간다」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통화에서 묻지도 않은 걸 먼저 설명했습니다 — 제 앱은 메모가 폰 안에만 있고, 이용권 검증이 실패해도 기존 상태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서비스가 멈춰도 사용자가 데이터도 이용권도 안 잃는 구조라고요.

원래 프라이버시 때문에 고른 설계였는데, 그게 심사 논거가 됐습니다.

6. 코드는 하루, 서류가 2주였습니다

결제 연동 자체는 하루 만에 끝났습니다. 사전등록 → 결제창 → 서버 재조회 → 이용권 키 발급 → 앱 활성화까지 실기기로 확인했고요.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PG 계약은 이렇게 갑니다.

순서

무엇

걸리는 시간

1

포트원 비즈니스 인증 + 전자결제 신청

당일

2

PG 계약 사전 점검 6항목

당일

3

연동 완료 (심사의 선행 조건입니다)

하루

4

계약서 인감 날인 + 등기 발송

며칠

5

카드사 심사

약 14일

6

보증보험 가입 → MID 발급 → 실연동 전환

심사 후

2번 사전 점검 6항목이 이겁니다. 하나라도 없으면 신청이 안 넘어갑니다.

접속 가능한 사이트 / 홈페이지 하단 사업자정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환불정책 / 상품등록(가격이 보이는 페이지)

그리고 카드사가 따로 요구하는 게 3가지 있었습니다.

  1. 홈페이지 하단에 사업자정보 5종 (상호·대표자·사업자번호·주소·연락처)

  2. 결제 과정 캡처인데 마지막 결제창은 하나카드여야 함

  3. 결제수단별로 별도 캡처

여기서 제일 반가웠던 건, 테스트 결제창으로 찍은 캡처도 제출이 된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 돈이 오가지 않아도 심사를 넣을 수 있습니다.

아직 못 푼 것도 있습니다. 카드사 요청사항에 「유선전화」가 있는데, 제 대표번호는 070(인터넷전화)입니다. 070이 유선전화로 인정되는지 아직 확인을 못 했습니다. 반송되면 2주가 통째로 날아갑니다. 이번 주에 담당자한테 물어볼 참입니다.

결과와 배운 점

결과부터 적으면, 사전등록 → 결제창 → 이용권 키 발급 → 앱 활성화까지 실기기에서 한 바퀴 다 돌았습니다. 다만 지금 도는 건 테스트 채널이라 실제 돈은 아직 못 받습니다. 카드사 심사가 끝나면 명령어 한 줄로 전환됩니다.

3주 목표가 「결제까지 한 바퀴 완주」였는데, 그건 채워졌습니다. 남은 건 코드가 아니라 서류와 심사입니다.

나만의 꿀팁 세 가지

  1. 소액 상품이면 수수료「율」 말고 건당 고정비부터 보세요. 5% + $0.50에서 위험한 건 5%가 아니라 $0.50입니다. 상품 단가를 넣고 계산기 한 번 두드리면 끝나는 일인데, 저는 그걸 안 하고 「가입비 0원」만 봤습니다.

  2. "안 됩니다"를 들으면 그게 「이 회사 정책」인지 「업계 기준」인지부터 물으세요. 저는 그걸 안 갈라서 상품을 뜯어고칠 뻔했습니다. 답은 전화 한 통이었습니다.

  3. 결제를 붙이기 전에 문서 4종(이용약관·개인정보처리방침·환불정책·요금표)과 홈페이지 하단 사업자정보를 먼저 깔아두세요. 신청 단계에서 이걸 봅니다. 미리 있으면 그날 통과하고, 없으면 거기서 며칠이 갑니다.

시행착오도 있었습니다

  • 33만원이 아까워서 0원짜리를 찾았는데, 그게 41.8%였습니다.

  • 가격을 먼저 정하고 결제사를 나중에 골랐습니다. 순서가 거꾸로였고, 사실 같은 결정이었습니다.

  • 눈에 보이는 33만원(한 번)만 세고, 안 보이는 33.6만원(매년)은 안 세고 있었습니다.

  • 「90일 초과 불가」를 업계 기준으로 넓혀 읽어서, 상품 구조를 뜯어고칠 뻔했습니다.

  • 결제창에 제공기간이 빈칸으로 뜬 채 심사 캡처를 찍을 뻔했습니다. 오류가 안 나서 몰랐고, 찍기 직전에 눈으로 잡았습니다.

  • 결제 완료 화면에서 새로고침하니 이용권 키가 사라졌습니다. 같은 결제를 다시 물어볼 방법을 화면에 안 남겨둔 탓이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부분

  • 070이 카드사 심사에서 유선전화로 인정되는지 겪어보신 분 계실까요. 반송 사례를 못 찾겠습니다.

  • 해외 결제를 어떻게 여실지 궁금합니다. 알아보니 지금 붙인 국내 PG는 해외 카드를 안 받고, Stripe는 아직 한국 법인 가입이 안 되더군요. 남은 게 MoR인데 한국 개인사업자를 판매자로 받아주는지를 아직 확인 못 했습니다.

  • 환불이 지금 수동입니다. 콘솔에서 취소하고 DB 상태를 손으로 바꿔야 하는데, 건수가 늘면 감당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소규모에서 다들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심사가 도는 2주 동안 앱을 더 만지는 대신 사람들이 이 앱을 발견할 경로를 만드는 겁니다. 결제는 이제 병목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심사가 끝나면 제 카드로 1,900원을 한 번 결제하고 바로 취소해서, 결제와 환불을 한 번에 확인해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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